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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괴롭다
글쓴이
  봄바람
작성일
 
12-12-18 18:09
조회
 
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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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괴롭다

그럭저럭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가서
이 달이 지나가면 새해가 다가온다.
창천이 굽어보며 반가운 듯 햇살 비춰도
대지에 버텨 서서 난 맨주먹 휘두른다.
시골에서 술에 취해 으스대던 이백(李白) 같지만
고향에 밭뙈기 없어 한탄하는 소진(蘇秦)의 신세!
언제나 양주(楊州) 자사 되어 학을 타고 날아갈까?
허리에는 십만 냥을 기세 좋게 꿰 차고서.

荏苒光陰若逝川(임염광음약서천)
若經此月是新年(약경차월시신년)
蒼天下照開靑眼(창천하조개청안)
白地中留奮赤拳(백지중류분적권)
李白醉供華陰縣(이백취공화음현)
蘇秦恨乏洛陽田(소진한핍낙양전)
何時直跨楊州鶴(하시직과양주학)
腰下兼橫十萬錢(요하겸횡십만전)



조선 영·정조 시대의 문인인 유진한이 착잡한 감회를 토로했다. 아무 일도 맡지 못해 남쪽 지방을 전전하는 처지에 또다시 연말이 다가왔다. 가진 것 하나 없이 맨주먹 하나로 버티고 살아온 나날들! 하늘만이 따뜻한 햇살을 비춰줄 뿐 세상은 차갑기만 하다. 겉으로는 이백처럼 호기가 넘쳐 보여도 속으로는 고향에 작은 전답이라도 있다면 바로 돌아갈 마음이 굴뚝같다. 벼슬도 하고 신선처럼 살아볼 날은 언제나 올까? 산더미처럼 돈이 쌓여 있다면 절대로 사양하지 않고 욕심껏 다 가질 것이다.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꿈이라도 꿔보지 않는다면 너무 괴로운 연말이다.

안대회·성균관대 교수
입력 : 2012.12.0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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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한/ DAUM 인물정보참고

유진한(柳振漢)
대하여생몰년 : 1711-1791
시대 : 조선
분야 : 문학 > 시/시조인 > 시인 유진한(柳振漢)에 대하여
유진한(柳振漢)
1711(숙종 37)∼1791(정조 15). 조선 후기의 시인. 자는 중백(重伯), 호는 만화당(晩華堂). 광천(光天)의 손자이다.
일찍이 가정의 교훈을 받아 나이 12세에 비로소 배움을 가졌으며, 15세에 경사백가(經史百家)를 통달하였고, 문장으로 당시에 명성을 얻었다.
처음 배울 때부터 교과과정을 엄하게 배워, 밤낮으로 독서를 하여 태만한 적이 없었다.
17세에 산곡 사이로 몸을 피하였으나 한시도 독서를 게을리하는 일이 없었다.
1748년 춘천을 다녀왔고, 1751년에는 상처를 하였으나, 1753년에 호남지방을 유람하면서 직접 듣고 본 판소리 〈춘향가 春香歌〉를 한시로 옮겨보기도 하였다. 그는 총명하고 윤리에 밝았으며, 시로써도 이름이 높았다.
특히, 두보(杜甫)의 정률(正律)을 얻어 지방에서 유명한 선비들과 시사(詩社)를 결성하여 수창(酬唱)하기도 하였다.
지방에 은거하며 생활하였으므로 벼슬길에는 나아가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방의 사림들에게 칭송을 받았다.
저서로는 《만화집》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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